
에스더-명예를 얻은 모르드개
장지원
이 밤에 왕이 잠이 오지 아니하므로¹ 명하여
역대 일기²를 가져다가
자기 앞에서 읽히더니³
그 속에 기록하기를⁴
문 지킨 왕의 두 내시 빅다나와 데레스가
아하수에로 왕을 모살하려 하는 것을
모르드개가 고발하였다 하였는지라
왕이 가로되
이 일을 인하여 무슨 존귀와 관작을⁵ 모르드개에게 베풀었느냐
시신이 대답하되
아무 것도 베풀지 아니하였나이다
왕이 가로되
누가 뜰에 있느냐⁶
마침 하만이 자기가 세운 나무에 모르드개 달기를 왕께 구하고자 하여
왕궁 바깥 뜰에 이른지라
시신이 고하되
하만이⁷ 뜰에 섰나이다
왕이 가로되 들어오게 하라 하니
하만이 들어오거늘
왕이 묻되
왕이 존귀케 하기를 기뻐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여야 하겠느뇨⁸
하만이 심중에 이르되⁹ 왕이 존귀케 하기를 기뻐하시는 자는 나 외에 누구리요 하고
왕께 아뢰되
왕께서
사람을 존귀케 하시려면
왕의 입으시는¹⁰ 왕복과 왕의 타시는 말¹¹과 머리에 쓰시는 왕관을 취하고
그 왕복과 말을 왕의 방백 중 가장 존귀한 자¹²의 손에 붙여서
왕이 존귀케 하시기를 기뻐하시는 사람에게
옷을 입히고 말을 태워서
성중 거리로 다니며
그 앞에서 반포하여 이르기를
왕이 존귀케 하기를 기뻐하시는 사람에게는 이같이 할 것이라 하게 하소서
이에 왕이 하만에게 이르되
너는 네 말대로 속히¹³
왕복과 말을 취하여
대궐 문에 앉은 유다 사람 모르드개¹⁴에게 행하되
무릇 네가 말한 것에서
조금도 빠짐이 없이 하라
하만이 왕복과 말을 취하여¹⁵
모르드개에게 옷을 입히고 말을 태워
성중 거리로 다니며
그 앞에서 반포하되
왕이 존귀케 하시기를 기뻐하시는 사람에게는 이같이 할 것이라 하니라
모르드개는 다시 대궐 문으로 돌아오고¹⁶
하만은 번뇌하여 머리를 싸고¹⁷ 급히 집으로 돌아와서
자기의 당한 모든 일을
그 아내 세레스와 모든 친구에게 고하매
그 중 지혜로운 자¹⁸와 그 아내 세레스가 가로되
모르드개가 과연 유다 족속이면
당신이
그 앞에서 굴욕을 당하기 시작하였으니
능히 저를 이기지 못하고 분명히
그 앞에 엎드러지리이다
아직 말이 그치지 아니하여서
왕의 내시들이 이르러
하만을 데리고 에스더의 베푼 잔치에 빨리¹⁹ 나아가니라
<노트> 구약성서 에스더 6장은, 에스더가 규례를 어기면서까지 왕에게 나아왓던 일을 되새기며 왕은 번민했던 것 같다. 그날 밤 왕이 살펴본 역대 일기를 계기로 모르드개가 높이 부각된다.
왕이 잠이 오지 아니하므로¹: 문자적으로 “왕의 잠이 도망쳤다.” 그는 에스더의 요청이 무엇인지 예측해 보려고 애썼을지도 모른다. 일전에 그녀는 깜짝 놀랄 정보를 서둘러 아하수에로에게 전한 적이 있었다(2:21, 22). 그런 때라면 문제가 시급했기 때문에, 에스더가 왕이 부를 때를 기다리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날 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왕의 호기심과 상상은 틀림없이 자기의 생명을 빼앗기 위해 시행될 수 있는 온갖 종류의 음모를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그 사건에 관한 자기의 기억을 새롭게 하고, 어쩌면 어떤 음모자들은 발각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염려하여, 왕은 그 사건에 대한 기록을 읽어보라고 요청했다. 더욱이 에스더가 하만을 초청했다는 사실은 어떻게든 그가 연루되어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했으나, 친구로서인지 원수로서인지 왕은 알 수 없었다. 왕이 잠을 이룰 수 없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역대 일기²: 에스더 2:23과 10:2에서도 같은 책이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개역한글판의 에스더 2:23에는 “궁중 일기”로, 10:2에는 “열왕의 일기”로 되어 있음-역자 주).
읽히더니³: 왕은 스스로 읽을 수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특별한 신하들에게만 글을 읽는 임무가 주어졌다. 그 당시에는 쓰고 읽는 일이 매우 전문화된 기술이었고, 그 일을 위해 시간을 바친 자들만이 숙달하게 된다고 여겨졌다.
그 속에 기록하기를⁴: 참조 2:21~23 “21 모르드개가 대궐 문에 앉았을 때에 문 지킨 왕의 내시 빅단과 데레스 두 사람이 아하수에로 왕을 원한하여 모살하려 하거늘
모르드개가 알고 왕후 에스더에게 고하니 에스더가 모르드개의 이름으로 왕에게 고한지라
사실하여 실정을 얻었으므로 두 사람을 나무에 달고 그 일을 왕의 앞에서 궁중 일기에 기록하니라”
무슨 존귀와 관작을⁵: 어느 나라에서든지 왕의 생명을 해하려는 음모를 발견하는 자는 충분한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왕의 은인들”이 하나의 구별된 계급을 형성하고, 그들의 이름을 특별한 명부에 기록했던 바사에서는, 왕의 은인이 그가 행한 공로의 가치에 합당한 보상을 받았는지 확인하는 일은 군주에게 주어진 특별한 책임이었다. 아하수에로는 모르드개에게 어떤 보상이 주어졌는지 기억할 수는 없었지만, 어떤 높은 지위나 명예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3:1에 따르면, 아하수에로가 하만을 승진시킨 것은 그 음모가 있은 직후, 어쩌면 그 음모 때문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어떤 면에서 하만은 그 음모를 밝혀낸 공적을 자기가 받고자 획책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누가 뜰에 있느냐⁶: 하만이 도착한 때는 밝지 않은 때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누가 온 것은 알 수 있었으나 그의 얼굴은 알아보기 힘든 미명이었을 것이다. 이른 아침에는 통상적으로 동편 접견실에서 업무를 처리했다. 두 번째 만찬에 참석하기로 약속한 시간이 되기 전에 모르드개에 관한 자기의 계획을 매듭지으려는 하만의 열망은, 가능하면 제일 먼저 왕을 접견하려는 기대 가운데 그를 일찍 가도록 재촉했다. 모르드개를 없애버리기 위해 과도하게 서둘렀던 탓에, 왕이 그를 모르드개에게 최고의 명예를 돌려야 하는 사람으로 선정했다. 얼마나 자주 교만이 패망의 선봉이 되며, 거만한 마음이 넘어짐의 앞잡이가 되는가!(잠 16:18).
하만이⁷: 왕을 접견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들이 접견실에서 기다리고 있었을지라도, 그들은 하만과 같은 고위 관리에게 그 일을 양보했을 것이다.
어떻게 하여야 하겠느뇨⁸: 문자적으로 “무엇을 하겠느냐”(참조 1:15).
심중에 이르되⁹: 문자적으로 “자기 마음 가운데 [스스로] 말하되.”
왕이 입으시는¹⁰: 또는 “왕이 입었던.” 일반적인 상황에서 전에 왕이 입었던 옷을 입는 것은, 바사 법을 위반하는 일로서 사형에 처할 수 있었다. 그것을 입는 자는 왕의 권한을 차지하려고 마음먹는 자로 여겨졌다. 물론, 왕은 특별한 개인적인 호의의 표시로서 예외를 인정할 수 있었다.
왕의 타시는 말¹¹: 문자적으로 “왕이 탔던 말”(개정표준역(RSV), 참조 창 41:43; 왕상 1:33).
방백 중 가장 존귀한 자¹²: 가엾은 하만! 그는 자기가 가장 미워하는 원수에게 주어지도록 지정된 “방백 중…존귀한 자”의 영예를 자기가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속히¹³: 그 문제는 이미 너무도 오랫동안 미루어졌으므로, 왕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을 것이다.
유다 사람 모르드개¹⁴: 모르드개의 국적과 직업은 밤에 신하가 읽었던 역대 일기에 틀림없이 기록되어 있었을 것이고, 따라서 왕은 지금 자기가 말하는 사실들을 거기서 알았을 것이다. 실제로 왕은 그 기록에 나왔던 바로 그 표현을 사용했다.
하만이…취하여¹⁵: 하만에게는 왕이 맡긴 임무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총리가 되면서, 그는 스스로 자기가 해야 할 임무 가운데 하지 못한 일은 없는가를 확인하기 위하여, 궁중 일기를 읽었어야만 했다. 이제 그는 존귀한 방백이 해야 할 일이라고 자기가 왕에게 말했던 그 일을 스스로 행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돌아오고¹⁶: 모르드개는 자기의 이전 처지와 직분으로 돌아갔다. 왕은 그런 식으로 모르드개에게 보여 준 명예는 충분한 보상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동방의 관점에서 볼 때, 그것은 현금 보상보다 더욱 상징적이고 실제적인 가치가 있었다.
머리를 싸고¹⁷: 슬픔의 표시(참조 삼하 15:30).
지혜로운 자¹⁸: 하만은 조로아스터교의 승려들로 구성된 자문 위원을 두었던 것 같다. 헤로도투스는 바사의 이 승려들에게 예언적 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한다.
하만을 데리고…빨리¹⁹: 동방의 예절은 만찬이나 다른 대접을 베푸는 주인이 초대한 손님을 모셔 오도록 호송인을 보내게 되어 있었다(참조 눅 14:17).
기자(記者)가 이 글을 쓰는 한 가지 큰 목적은, 이웃의 생명을 해치고자 덫을 놓는 사람은 그 덫에 자기가 걸릴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 주려는 것이다. 사람은 종종 남에게 해를 입히려고 하다가 바로 그 해를 자기가 당한다(참조 마 7:2).
2026.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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