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더-연회를 베푼 에스더
장지원
제삼일에¹ 에스더가
왕후의 예복을 입고²
왕궁 안뜰 곧 어전 맞은편에 서니
왕이 어전에서 전 문을 대하여³ 보좌에 앉았다가
왕후 에스더가 뜰에 선 것을 본즉
심히 사랑스러우므로
손에 잡았던 금홀을
그에게 내어미니
에스더가 가까이 가서 금홀 끝을 만진지라⁴
왕이 이르되
왕후 에스더여
그대의 소원이 무엇이며 요구⁵가 무엇이뇨
나라의 절반⁶이라도
그대에게 주겠노라
에스더가 가로되
오늘 내가
왕을 위하여 잔치를 베풀었사오니
왕이 선히 여기시거든
하만과 함께 임하소서⁷
왕이 가로되
에스더의 말한 대로 하도록 하만을 급히 부르라 하고
이에 왕이 하만과 함께
에스더의 베푼 잔치에 나아가니라
잔치의 술을 마실 때에
왕이 에스더에게 이르되
그대의 소청이 무엇이뇨
곧 허락하겠노라
그대의 요구가 무엇이뇨⁸
나라의 절반이라 할지라도 시행하겠노라
에스더가 대답하여 가로되
나의 소청, 나의 요구가 이러하니이다
내가 만일
왕의 목전에서
은혜를 입었고
왕이 내 소청을 허락하시며
내 요구를 시행하시기를 선히 여기시거든⁹
내가
왕과 하만을 위하여 베푸는 잔치에
또 나아오소서
내일은
왕의 말씀대로 하리이다
이 날에 하만이 마음이 기뻐 즐거이 나오더니
모르드개가 대궐 문에 있어 일어나지도 아니하고 몸을 움직이지도 아니하¹⁰는 것을 보고 심히 노하나
참고¹¹ 집에 돌아와서
사람을 보내어
그 친구들과 그 아내 세레스를 청하여
자기의 부성한¹² 영광과 자녀¹³가 많은 것과 왕이 자기를 들어 왕의 모든 방백이나 신복들보다 높인 것을 다 말하고
또 가로되
왕후 에스더가 그 베푼 잔치에 왕과 함께 오기를 허락 받은 자는 나 밖에 없었고 내일도 왕과 함께 청함을 받았느니라
그러나 유다 사람 모르드개가
대궐 문에 앉은 것을 보는 동안에는
이 모든 일이 만족하지 아니하도다¹⁴
그 아내 세레스와 모든 친구가 이르되
오십 규빗¹⁶이나 높은 나무¹⁵를 세우고
내일 왕에게
모르드개를
그 나무에 달기를 구하고¹⁷
왕과 함께 즐거이 잔치에 나아가소서
하만이 그 말을 선히 여기고
명하여 나무를 세우니라
<노트> 구약성서 에스더 5장은, 일사 각오의 신앙으로 하나님께 위탁한 에스더는 모든 유대인들의 간절한 기도로써 죽음의 고비를 넘기게 되고, 일이 순조로이 진행된다. 철저하게 신뢰하는 자는 도우심을 입으며, 궁국적 승리를 얻으려면 일사 각오의 신앙이 필요함을 깨닫을 수 있다.
제삼일에¹: 즉 금식하는 셋째 날이다(4:16). 에스더와, 역시 유다인들이었을지 모르는 그녀의 시녀들은 금식을 시작한 첫째 날 어느 시각 이후부터, 둘째 날 하루 종일과 셋째 날 아침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참조 4:16 주석).
왕후의 예복을 입고²: 금식하는 동안 에스더는 베옷을 입고 재를 썼겠지만, 이제 그녀는 화려한 왕실 예복으로 바꿔 입었다. 왕궁 경내 여인들의 거처를 떠나, 에스더는 대궐을 둘러싸고 있는 정원을 지나 문이 열려 있는 보좌실 바로 앞에 있는 후원으로 들어갔을 것이다(참조 1:5 주석). 에스더는 왕의 시선을 끌기 위하여 보좌에서 조금 떨어지긴 했으나 보좌 정면에 자리를 잡고, 왕이 반겨주기를 기다렸다. 그녀는 자기가 오는 그 시각에 왕이 보좌에 앉아 있을 것이며, 자기가 왕의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문을 대하여³: 즉 집무실 입구의 맞은편이다. 정문을 마주보고 있는 보좌는 아마도 높은 연단 위에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왕은 자기 보좌에 앉아서, 기둥이 있는 중앙 통로를 통하여 입구와 그 뒤의 뜰을 내다볼 수 있었을 것이다(참조 1:5 주석).
끝을 만진지라⁴: 홀을 내민 것은 왕의 호의와 수용을 나타냈으며, 홀을 만진 것은 그렇게 나타내 준 호의를 인정함을 의미했다. 후원 안쪽에 들어감으로 에스더는 이미 법을 범했다(4:11; 참조 6:4). 아하수에로는 에스더가 부름을 받지 않고 보좌에 가까이 나온 것은 필시 긴급한 비상 사태가 있기 때문이었음을 인식했을 것이다.
그대의…요구⁵: 동방의 군주들은 흔히 호의를 나타내는 의례적인 행동으로, 요구하는 것들을 말도 하기 전에 허락해 주었다. 헤로도투스의 기록에 의하면, 왕이 자기 식탁에 초대한 한 손님이 하는 요청은 무엇이든지 들어 주어야 하는 날이 1년에 하루 있었다고 한다. 에스더가 온 것은 분명히 아뢰고자 하는 긴급한 요청이 있었음을 나타내 주었다.
나라의 절반⁶: 왕의 호의를 나타내는 더 큰 증거(참조 막 6:23).
오늘…임하소서⁷: 그러한 초청은 흔히 있는 일은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일반적으로 왕과 왕후는 따로 식사했다. 그러나 왕후가 왕과 함께 다른 남자 손님을 초청하는 일은 아주 드물었고, 초대받은 자에게는 큰 호의로 여겨졌다. 아하수에로는 와스디가 자기의 연회에 참석하기를 거절했던 사건을 생각했을 것이다. 흔히 있지 않는 에스더의 특별한 초청은, 그녀가 직접 나타나 전했다는 사실과 함께 왕을 놀라게 하고 호기심을 일으켰을 것이 분명하다. 만찬에 참석하기 전 몇 시간 동안 왕의 호기심이 발동하여 점점 강렬해졌다.
그대의 요구가 무엇이뇨⁸: 물론 아하수에로는 에스더가 부름받지 않고 왕의 보좌에 접근함으로써 자기의 생명까지 위태롭게 했던 것은, 단지 왕과 총리를 접대하는 기쁨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만일…왕이…선히 여기시거든⁹: 에스더가 자기의 소청 아뢰기를 다음날로 연기함으로 많은 것을 얻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아하수에로는 그녀가 전날 느닷없이 나타났던 것을 미루어 볼 때, 그녀의 소청은 개인적으로 그녀의 생사에 관한 문제일 뿐 아니라, 일시적인 충동이 아닌 의도적이고 신중하게 고려한 요청일 것이라는 인상을 틀림없이 받았을 것이다. 더욱이, 소청 아뢰기를 미룸으로 왕의 호기심은 고조되었을 것이고(참조 4절 주석), 그로 인해 아무리 큰 충격적인 말을 듣더라도 이성을 잃지 않도록 철저하게 그를 준비시켰을 것이다. 또한 에스더에게는 그 지체함이, 자기의 소청을 어떤 방법으로 아뢰어야 할지 기도하며 심사숙고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그녀가 말을 꺼내기 전에 침착성을 갖게 해 달라고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에스더는 그때까지 알지 못했지만, 하나님의 섭리는 왕의 마음을 더욱더 준비시키기 위해 시간을 지연하도록 인도하셨다(6:1~11).
일어나지도 아니하고 몸을 움직이지도 아니하는¹⁰: 또는 “일어나거나 떨지 않고”(개정표준역(RSV)). 하만의 조서에 의해 사형을 선고받은 모르드개는 용감히 그 범죄의 주범에게 도전했다. 그가 왕의 문 앞에 있었다는 사실은, 그가 이틀 전에는 굵은 베옷을 입었으나(4:2), 이제는 더 이상 입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말할 것도 없이 그는 왕이 에스더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였음을 알았으며, 그녀의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것을 믿었다.
참고¹¹: 하만이 비록 속으로는 모르드개에게 몹시 격분했지만, 그에게 그런 티를 내는 것은 자기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자기의 부성한¹²: 참조 3:9 주석. 아하수에로도 하만이 획책하는 집단 학살 행위를 가벼운 문제로 여길 수는 없었겠지만, 하만은 즉시 왕이라도 무시할 수 없는 뇌물로 자기 제안을 확고히 했다.
자녀¹³: 문자적으로 “그의 아들들의.” 9:7~10에 따르면, 하만에게는 아들이 10명 있었다. 아비에게 많은 아들이 있다는 것은 다른 동방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바사인들에게도 매우 영예로운 일로 간주되었다.
이 모든 일에 만족하지 아니하도다¹⁴: 하만은 고통을 극복하는 기쁨, 슬픔을 극복하는 즐거움, 괴로움을 극복하는 만족을 얻게 되는 지혜를 배우지 못했다. 또한 그는 생애의 괴로움과 시련은 위장된 축복임을 알지 못했다. 그가 겉으로는 자제하는 것처럼 보이고 강대한 바사 제국의 총리이긴 했지만, 그의 본성은 야만인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세상의 위대함은 영혼의 위대함이나 인자함에 대한 증거가 되지 못한다.
나무¹⁵: (제임스왕역(KJV)에는 이 말이 “gallows”[교수대]로 되어 있음-역자 주). 문자적으로 “나무.” 일반적으로 바사인들은 범죄자들을 교수형에 처하지 않고 말뚝으로 찌르는 형벌로 처형했다(참조 2:23 주석).
오십 규빗¹⁶: 대략 22미터(참조 제2권, 108, 109). 이 말은 7:9에 다시 나오는데, 그곳에는 그 나무를 하만의 집에 세웠다는 내용이 첨가된다. 바사인의 가옥에는 스페인 가옥들처럼 “안뜰” 즉 정원이 있었다. 교수대를 높게 만든 것은 모르드개가 처형되는 것을 온 성읍이 볼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이었을 것이다.
구하고¹⁷: 하만의 친구들은 유다인 한 사람에 대한 즉결 처분은 총리가 요청하면 수락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2026.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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