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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사월의 일기/시 장지원

노파 2025. 4. 18. 00:03

 

사월의 일기

장지원

 

 

잘 가던 세월도 잰걸음치고

이변에 노출된 크고 작은 일들

지경을 넘어 몰아치는 반전

서슬의 날로 앙갚음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리려나

마음에 들지 않은 날이 이 시절뿐일까?

 

모든 게 내 탓이라 일렀건만, 으레 네 탓이라 지목하는 손가락

세월도 벌쯤이 비워두는 공간

바람도 불고

비도 내리고

햇살도 들러

사월의 잔인함을 일기장에 써두는 날

 

낮은 낮에 말할 것이고

밤은 밤에 말할 것인데

숱한 날 입 간지러워 어떻게 참으며 살까?

불의가 진리를 종같이 부리며 활보하는 날

이보다 더 잔인한 날 있을까?

이 사월도 혀 두르며 도망가겠지.

 

20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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