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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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나의 캔버스/시 장지원

노파 2022. 6. 14. 04:40

 

나의 캔버스

장지원

 

 

일상이라지만

낡을 대로 낡아

어쩌면 시간도 비켜갈 허름한 캔버스

 

세월을 거슬러 삐걱거리는 소리

차 한 잔 마시며 숨 골라 보지만

생각도 잘 안 나는 그림

붓 끝에서 떨어지는 영혼 없는 그림자

 

붙들고 가는 시간만큼

덕지덕지 쌓이는 수많은 퇴적물

 

캔버스에 그려야 할 이야기 많겠지만

손이 떨려서

생각이 가물거려서

나의 캔버스가 통째 흔들리는 시간

 

내가 굳이 그리지 않아도

무심히 살아가는 삶의 그림자로 캔버스를 채울 것 같다

 

202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