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날
장지원
첫 눈이 오는 날
설렘 머리 이고 떠나는 시간여행
먼지 앉은 책갈피 속
잠자던 기차표 한 장이 곰삭은 가슴을 흔들어댄다
풍기역 플랫폼을 바람이 거칠게 쓸어간다
대합실 구석에 쭈그리고 앉은 시간은 세월에 그을린 민낯 그대로
후미한 사투리가 졸던 추억을 깨우기에 충분하다
길섶에서 길게 누워 있는 선비 촌
한 세기 죽계 수 흐름을 지켜보는 소수서원
이 시절 앞에서 잠시 허청대는 시간
한나절 더 걸어 유년의 추억이 숨 쉬는 부석사를 가다
가파른 백팔 돌계단 오르면
세속에 찌든 마음
가뿐히 내려놓을 수 있는 무량수전이 있어 좋다
첫눈이 내리는 날
추억을 더듬어 찾아 나온 길
간간이 흔들리는 풍경소리 시간이 멈춘듯하다
2019.12.6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주가 오시는 날 (0) | 2019.12.25 |
---|---|
참 찌질 하다/시 장지원 (0) | 2019.12.24 |
아담의 후회/시 장지원 (0) | 2019.12.23 |
동지冬至 의미를 새겨보다/시 장지원 (0) | 2019.12.22 |
염전에서-그 정체성을 보다/시 장지원 (0) | 2019.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