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장지원
유리 같이 투명해
허물 많은 삶 비빌 언덕 찾다
하루하루를 지워가는 날
한 달쯤은 눈 깜짝할 사이 치워버리고
음흉하기는 사람을 수 없이 잡고도 허한지
마지막 달 잡아놓고 침을 삼키다니
네 눈에 보이는 게
어디 나 뿐일까
동짓달 추운 날
노인의 곱은 손에 들려진 구겨진 11월 달력
캄캄한 아궁이
불쏘시개 되어 불 집힐 때
불 도깨비같이
따끈따끈한 아랫목에 등 지저 보라는데
이 세월도 망나니 같아
늙은이 잡아놓고 하품 한 번 하려나보다
201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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