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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아들의 거친 나무십자가/시 장지원

노파 2019. 9. 26. 07:30


아들의 거친 나무십자가

장지원

 

 

창조 이레

그리 슬피 한 적 없었다.

하늘의 비통함

천사들은 면류관을 하나님 보좌 앞에 벗어 놓는다.

이 땅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기에

하루는 무덤덤하다

무지한 극치주의極致主義가 하나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고 말았다

아버지는 차마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리신다.

대 자연, 우주도 슬픔에 잠겨 빛을 잃고

잠시 혼돈이 엄습하는 땅

천둥과 우레는 아들의 죽임을 온 우주에 전 한다

그래도 혹자는 믿음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거친 나무십자가에 같이 달린 이름 모를 죄수는 아들을 보며

당신의 나라 임하실 때 나를 생각하소서.’

서로의 눈빛이 마주친다. ‘……!’

아들의 마지막 운명의 시간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그러나 아들은 죄 많은 세상을 가슴에 품으신다.

그리고 천천히 숨을 거두신다.

아들은 나[우리]의 구주시다

두 번 다시 이런 비극을 우리 사전에 쓰지 말아야 할 터……

 

<노트>

극치/주의極致/主義: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한 개인이나 집단이 평소에 지니고 생활하는 일정한 신념 체계, 또는 그와 유사한 타성의 경향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누가복음23장을 참고)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제 구 시 즈음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질러 가라사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마태복음2746). “제 구 시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지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하시니 이를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마가복음 1534)

 

2019.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