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거친 나무십자가
장지원
창조 이레
그리 슬피 한 적 없었다.
하늘의 비통함
천사들은 면류관을 하나님 보좌 앞에 벗어 놓는다.
이 땅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기에
하루는 무덤덤하다
무지한 극치주의極致主義가 하나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고 말았다
아버지는 차마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리신다.
대 자연, 우주도 슬픔에 잠겨 빛을 잃고
잠시 혼돈이 엄습하는 땅
천둥과 우레는 아들의 죽임을 온 우주에 전 한다
그래도 혹자는 믿음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거친 나무십자가에 같이 달린 이름 모를 죄수는 아들을 보며
‘당신의 나라 임하실 때 나를 생각하소서.’
서로의 눈빛이 마주친다. ‘……!’
아들의 마지막 운명의 시간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그러나 아들은 죄 많은 세상을 가슴에 품으신다.
그리고 천천히 숨을 거두신다.
아들은 나[우리]의 구주시다
두 번 다시 이런 비극을 우리 사전에 쓰지 말아야 할 터……
<노트>
극치/주의極致/主義: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한 개인이나 집단이 평소에 지니고 생활하는 일정한 신념 체계, 또는 그와 유사한 타성의 경향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누가복음23장을 참고)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제 구 시 즈음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질러 가라사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마태복음27장46절). “제 구 시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지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를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마가복음 15장34절)
2019.9.25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아自我-평안이 있는 아침/시 장지원 (0) | 2019.09.30 |
---|---|
아침의 창/시 장지원 (0) | 2019.09.27 |
가을밤/시 장지원 (0) | 2019.09.26 |
왕의 시대를 말하다-현시顯示가 있는 아침 /시 장지원 (0) | 2019.09.25 |
가을 아낙/시 장지원 (0) | 2019.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