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사월의 바람/시 장지원

노파 2019. 5. 7. 05:11

사월의 바람

장지원

 

 

사월의 바람이 부니

감자밭 까만 비닐이 벗겨져 밭은 이리저리 어지럽다

농부의 마음도 바람의 꼬리를 따라 이런저런 생각할 겨를이 없다

바람과의 싸움을 붙이는 날은

한 치의 양보도 없어 허투루 쓸 수 없는 시간뿐이다

아무리 잔인한 사월이라 해도

감자의 씨눈을 심어야기에 농부의 마음은 그래도 미쁘기만 하다

해 뜨고 지고 달떠서 가고 같은 날이 반복되지만 농부의 하루는 언제나 철이 나 있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글귀에 어울리는 삶이 아닌가. 쉽다

 

일상 철나기를 기다려 보지만

성난 바다의 소리는 잠들지 않아

미쳐 못 쫓아가는 시절이 허둥대니 이리저리 어지럽다

무엇을 심을까

어떻게 가꿀까. 보다

이것을 심어야지

이렇게 가꾸어야지. 오만한 자아가 앞선 지 오래

 

다 싫다면 바람은 길을 열어 줄까

천지를 살피는 신에게 물어 보자

이리저리 흩어지는 생각들이 바람이 되면 이 바람을 돌풍이라 하겠지

민중천하지대본[民衆天下之大本]이란 글귀를 사월의 바람은 알겠지

 

2019.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