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봄꽃놀이도 아닌 인생

노파 2019. 3. 26. 06:13
봄꽃놀이도 아닌 인생
장지원 


봄비 내리니
꽃샘추위도 힘 못 쓰고 물러나
땅은 기를 받았는지
뗏장처럼 솟아나는 새싹
여기엔 한껏 희망이 파랗게 자라고
깨어난 영혼은 파란 하늘에 올라 새 세상을 꿈꿀 때
마디마다 뿌리를 내리며
초록의 꿈을 밀어 내는 산하에도
세상은 온통 복잡한 시공의 얼개가 치열한 경쟁을 불러
이판에 밀려도 누구 하나 토를 달지 않은 게
하나의 끼가 넘쳐 객기마저 봐주고 넘어가는 봄
잡초더미 속에서 장래가 있나 싶어도
단비를 내리고 햇살도 다분히 쪼여주어 똑같은 기회를 주는 하늘
자연의 길은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선망의 대상인 순리다
사람만이 
위대한 척 하면서
개척자인 척 하면서
모두를 위해 희생하는 척 하면서
온갖 비리의 온상에서 허약한 자신의 모습에 늘 관대하다
연한 후세들의 연한 싹마저 잘라버리는 못 난 괴물이 돼 
보는 이의 가슴마저 먹먹해 기가 막히는 게
특별한 인간일수록 롤러코스터를 타는 이 많다 
한 때 최고를 자랑했지만 
끝도 아닌 지금 보여줄 게 없어 
쓸쓸히 사라지는 사바나의 마지막 길 같은 것
붉은 대지에도 어둠을 알리는 시간이 있음을 받아들여야 할 시각이다

2019.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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