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태기산의 꽃샘추위/시 장지원

노파 2019. 3. 24. 06:51

태기산의 꽃샘추위

장지원

 

 

산수유

진달래

꽃눈이 터지는데

꽃샘추위 온다는 비탈진 길목

하늘은 희뿌옇게 바람에 날려 혼비백산 흩어지는 오후

태기산 바람개비 소리 내어 우는 날

해는 산 넘어 가고 팔 뻗어 더듬거리는 갈참나무들 어둠을 끌어 덮고 눈 감는다

내일 아침 일찍

이 길을 걸으면

꽃 눈 아린 붉은 시울 위로

하얗게 상고대 피워 물고 바들바들 떨고 있을 봄

멀뚝이 서 있는 자작나무 보고 지난밤을 묻고 싶은데

내 가슴에 봄은

오는 봄이 시려야 꽃잎도 진하게 물든다한다

꽃샘추위가 찍고 가는 며칠은

태기산도 숨 죽여 기다리는 날 되겠지

 

2019.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