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리도 흔들릴까
장지원
마음이 흔들린다.
생각마저 흔들린다.
나잇살이 키운 삶은 시도 때도 없이 피곤하다
감당이 안 된다
그래도 흔들리는 세상이 좋았다는 그 생각조차 맥이 풀릴 때
나무 하나가 시름시름 하다
가지 하나가 떨어져 박살이 난다. 고목나무를 보고 있자니
뻣뻣하게 굳어가는 몸이 낭패를 볼 차례다
생각이 석회 돌 같이 굳어간다
핏줄은 햇볕 쪼여 하얗게 바스라진다
몸은 거북등처럼 각질을 일으키며 쪼그라들어
옷을 걸쳐도 세월은 비켜간다
소화가 되지 않으니
죽지 못해 먹는 게 무슨 맛이 있나
주변은 숨죽여 소리 없이 가는 길
눈 감으면 편한 세상인데, 그래도 밤이 싫다
안 보면 좋은 세상인데, 그래도 해질녘 땅거미가 싫다
쉽게 잊는 세상인데, 그래도 딸깍 딸깍 하는 시계소리가 싫다
모순으로 배불려 살아가는 길, 가깝고도 먼 길 가는 순례자의 그 날……
왜 이리도 흔들릴까
밥 술 놓으면 고즈넉한 앞산 품에 안기는데 왜 이리도 무서울까
홀연히 찾아올지도 모르는
그 못된 날 때문일까
20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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