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좋은 날/老波
구름아, 구름아 어디로 가느냐.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데, 어디로 가야할 지 바람에게 물어봐라
나무처럼 움직이지 않다가 내 몸에 이는 바람 걷잡을 수 없어 어디를 가려는지
노루 꼬리 같이 짧기도 하고, 여우 꼬리처럼 길기도 한 인생, 한 자 깊은 속으로 한 치 앞도 못 보아, 오늘을 빗대어 누구 탓만 하랴
높은 하늘 구름이 흐르면, 대지를 스치는 바람조차 시원타, 네 몸의 깃털을 손질해 짧은 하루도 날 수 있다면, 바람 불어 좋은 날 어디 이뿐인가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