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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문을 열며>어린이 앞에 무릎 꿇은 최재천 국립생태원장

노파 2016. 7. 18. 07:17

<사립문을 열며>

어린이 앞에 무릎 꿇은 최재천 국립생태원장

지난주 인터넷을 훑다가 한 장의 사진 앞에 얼어 붙게 되었다.
시상식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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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상을 주는 어른이 무릎을 꿇고 어린이와 마주하고 있었다.
상을 받는 어린이는 배시시 웃고 있었다.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한 사진이었다.
사진에서 떠날 수 없었다.
사연이 궁금했다.

무릎을 꿇은 어른이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었다.
그래서 최원장과 통화를 했다.

겸연쩍은 듯 그가 들려준 사연은 이랬다.

“그게 얼떨결에 그렇게 된 겁니다. 지난달 15일, 우리 들꽃 포토 에세이 공모전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수상자 대부분이 중·고등학생 이었습니다. 요즘 학생들 유난히 키가 크잖아요. 게 중에 아주 작은 초등학교 1학년이 껴있었습니다. 언니와 함께 장려상을 받게 되었는데 언니가 등을 떠밀었어요. 혼자 올라온 그 아이는 주눅든 듯 쭈뼜쭈뼛 했습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그렇게 한 겁니다. 처음엔 그 아이가 흠칫했습니다. 겁나서 그렇니? 하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끄덕하고선 배시시 웃더라구요.”

사진을 확대해서 자세히 보고 싶었다.
국립생태원 홍보담당자에게 사진을 보내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 사진뿐만 아니라 다음 장면 사진까지 보내왔다.
그 어린이와의 기념사진 장면이었다.
역시나 최원장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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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을 꿇은 어른, 이는 생물학적인 어른이 아닌 진짜 어른의 의미가 담겨있었다.<생략>


[출처: 중앙일보 2016.7.18] [권혁재 사진전문기자의 뒷담화]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