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이 봄에 내미는 등식/시 장지원

노파 2026. 3. 10. 00:02

 

이 봄에 내미는 등식

장지원

 

 

대지에 기운을 불어넣는 바람은 알까

은어로 목청을 돋우는 새들은 알까

능선에서 애타게 짝을 찾는 짐승들은 알까

숨통을 열어 가락을 잡는 계곡의 여울,

감미로운 소리로 봄을 열어가는 지혜는 어디서 터득했을까?

 

자연의 감성들이 살아나는 때

윤회의 바퀴가 돌아 강남제비 돌아오는 날

베일에 가리고 비밀에 붙여진 신의 섭리이어서일까?

미련하고 둔감한 인간의 현실이란 게, 부끄럽고 두렵기만 하다.

 

봄비 내리면 돋아나는 새싹들도

나서야 할 때, 얼굴을 내밀어야 할 시간이 있다는 걸 아는데

하루하루가 도모하여 역성을 드는 인간들

철나기를 손사래 치며 돌아눕는 밤은 더 어둡고 캄캄하다.

 

꿈을 꾸어야 할 연초록 대지 위로

꼬리를 물고 붉은 깃털같이 날아드는 비보들

지금이 어느 때 인지

철나는 자연에서 인간들의 등식等式이 너무 다른 것 같다.

 

202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