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 속에 위인전> 사마리아를 포위한 벤하닷
장지원
아람의 벤하닷¹ 왕이
그의 군대를 다 모으니 왕 삼십이 명이² 그와 함께 있고 또 말과 병거들³이 있더라
이에 올라가서 사마리아를 에워싸고 그 곳을 치며
사자들을
성 안에 있는 이스라엘의 아합 왕에게 보내 이르기를
벤하닷이 그에게 이르되
네 은금은 내 것이요⁴
네 아내들과 네 자녀들의 아름다운 자도 내 것이니라 하매
이스라엘의 왕이 대답하여 말하기를
내 주 왕이여
왕의 말씀 같이
나와 내 것은 다 왕의 것이니이다⁵ 하였더니
사신들이 다시 와서 이르되
벤하닷이 이르노라
내가 이미
네게 사람을 보내어 말하기를
너는 네 은금과 아내들과 자녀들을 내게 넘기라 하였거니와
내일 이맘때에
내가 내 신하들을
네게 보내리니
그들이 네 집과 네 신하들의 집을 수색하여⁶
네 눈이 기뻐하는 것을
그들의 손으로 잡아 가져가리라 한지라
이에 이스라엘 왕이 나라의 장로를 다 불러 이르되
너희는 이 사람이 악을 도모하고 있는 줄을 자세히 알라
그가 내 아내들과 내 자녀들과 내 은금을 빼앗으려고⁷ 사람을 내게 보냈으나
내가 거절하지 못하였노라
모든 장로와 백성들이
다 왕께 아뢰되
왕은 듣지도 말고 허락하지도 마옵소서 한지라
그러므로 왕이 벤하닷의 사신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내 주 왕께 말하기를⁸
왕이 처음에 보내 종에게 구하신 것은
내가 다 그대로 하려니와 이것은 내가 할 수 없나이다 하라 하니
사자들이 돌아가서 보고하니라
그 때에 벤하닷이 다시
그에게 사람을 보내어 이르되
사마리아의 부스러진 것⁹이 나를 따르는 백성의 무리의 손에 채우기에 족할 것 같으면 신들이 내게 벌 위에 벌을 내림이 마땅하니라 하매
이스라엘 왕이 대답하여 이르되
갑옷 입는 자가
갑옷 벗는 자 같이 자랑하지 못할 것이라 하라¹⁰ 하니라
그 때에 벤하닷이
왕들과 장막에서 마시다가¹¹
이 말을 듣고
그의 신하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진영을 치라 하매 곧 성읍을 향하여 진영을 치니라
<노트> 구약성서 열왕기상 20장1-12절은 아합 왕 시대에 아람의 벤하닷 왕이 침공하여 사마리아를 포위하였다. 그리고 아람에게 조공 바치기를 요구하였다. 아합은 어쩔 수 없이 항복하고 그 요구에 동의하였다. 그러자 벤하닷은 더욱 기고만장하여 이스라엘의 주권과 소유를 완전히 양도하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아합은 벤하닷의 요구를 거절하고 아람과의 전쟁을 선포하였다.
벤하닷¹: 본 장은 내용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열왕기에 나오는 대부분의 자료와는 상당히 다르다. 이것은 당시의 정치적인 상황에 관하여 흥미 있고 매우 가치 있는 면모를 제공한다. 벤하닷은 강력한 군주로 자라나 당시에 서아시아의 군주 가운데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위치를 점하게 되었는데, 이는 앗수르인의 기록들이 카르카르(Qarqar) 전투에서 살만에셀 Ⅲ세(참조 34절 주석)를 대항하여 싸운 서방 연합군들 중에서 그를 선두에 수록한 사실을 보면 알 수 있다.
왕 삼십이 인²: 이들은 다메섹의 종주권을 인정하는 아람의 군소 도시 국가들의 우두머리들이었다.
말과 병거들³: 여기에 그 숫자가 나와 있진 않으나 벤하닷은 카르카르 전투에서 병거 1,200승, 기병 1,200명, 보병 20,000명을 거느렸다고 전해지는데, 이는 아합의 병거 2,000승, 보병 10,000명과 비교된다.
네 은금은 내 것이요⁴: 성경에 기록된 역사적인 사실들은 흔히 매우 간단하게 주어진다. 따라서 벤하닷이 어떤 상황에서 그러한 요구를 하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아마도 이 아람 왕이 아합 왕보다 군사적으로 우위에 있음을 이렇게 표현했거나, 좀 더 타당한 말로는 벤하닷이 아합에게 자신을 종주로 인정하고 이제부터 이스라엘에게 아람을 종주국으로 모시라고 요구한 것을 의미했을 것이다.
나와 나의 것은 다 왕의 것이니이다⁵: 아합의 대답은 회유적이었으나 매우 굴욕적인 표현이었다. 그는 두려워하고 있었다. 전에 벤하닷과 힘을 겨루어 허를 찔린 경험이 있었든지 아니면 전쟁의 위험을 무릅쓸 용기가 없었을 것이다.
집을 수탐하여⁶: 그러한 요구는 모욕과 상처를 더할 뿐이었다. 아합 왕은 이미 자신의 은금은 물론 처자식들까지 다 아람 왕의 소유라는 말을 인정해야 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여기 이 요구는 약탈자들이 직접 왕궁과 사마리아에 있는 집들을 수탐하여 자기들이 보기에 좋은 것들을 백성들에게서 빼앗아 가져가겠다는 말이다. 그것은 무조건적이고 비열한 항복을 의미했다.
잔해하려고⁷: 벤하닷은 도성을 약탈할 구실을 찾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내 주 왕께 고하기를⁸: 아합은 되도록 부드러운 표현을 써서 거절하였다. 그는 처음 항복할 때 동의한 대로 아람 왕의 종주권을 계속 시인하고, 자신이 아람 왕의 신복임을 기꺼이 인정하고 있다. 그는 이미 받아들인 요구에는 순순히 응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지만, 나중에 한 요구들은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하였다. 아합 왕은 이런 회유적인 대답을 통해 벤하닷이 좀 더 이성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유도해 보려고 하였다.
사마리아의 부스러진 것⁹: 벤하닷의 말 속에는 완전히 파멸시켜버리겠다는 위협과 아울러 굽힐 수 없는 힘에 대한 자랑이 내포되어 있다. 이 표현은, 아람 왕을 따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마리아에 있는 티끌(“부스러진 것”)로는 그의 병사들의 손에 채우기에도 충분하지 못하다는 의미인 것 같다.
자랑치 못할 것이라 하라¹⁰: 네 단어의 히브리어로 표현된 아합의 용기 있는 대답은 속담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시다가¹¹: 벤하닷은 진 중에서 술을 마시다가 기별을 받았다. 그는 신복들에게 시무(simu)라는 한 단어로 된 명령을 내렸는데 “전투대형을 갖춰라”라는 의미이다. 아마 아람 왕은 너무나 화가 나고 황당한 나머지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는 하찮은 히브리 왕을 완전히 멸시하는 태도를 내비쳤고, 취중에 어리석게도 무모한 행동을 했다. 그야말로 “제정신을 잃자 겁이 없어졌다”는 경우에 해당한다.
202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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