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에 위인전> 아브넬이 다윗 편이 됨
장지원
사울의 집과 다윗의 집 사이에 전쟁이 있는 동안에
아브넬이 사울의 집에서 점점 권세를 잡으니라
사울에게 첩이 있었으니
이름은 리스바요 아야의 딸이더라
이스보셋이 아브넬에게 이르되
네가 어찌하여
내 아버지의 첩과 통간하였느냐 하니
¹아브넬이 이스보셋의 말을 매우 분하게 여겨 이르되
내가 유다의 개 머리냐
내가 오늘 당신의 아버지 사울의 집과 그의 형제와 그의 친구에게 은혜를 베풀어 당신을 다윗의 손에 내주지 아니하였거늘²
당신이 오늘 이 여인에게 관한 허물을 내게 돌리는도다³
⁴여호와께서
다윗에게 맹세하신 대로
내가 이루게 하지 아니하면
하나님이 아브넬에게 벌 위에 벌을 내리심이 마땅하니라
그 맹세는 곧 이 나라를 사울의 집에서 다윗에게 옮겨서
그의 왕위를 단에서 브엘세바까지 이스라엘과 유다에 세우리라⁵ 하신 것이니라 하매
이스보셋이 아브넬을 두려워하여 감히 한 마디도 대답하지 못하니라⁶
아브넬이 자기를 대신하여
전령들을 다윗에게 보내어 이르되
이 땅이 누구의 것이니이까⁷ 또 이르되
당신은 나와 더불어 언약을 맺사이다
내 손이 당신을 도와 온 이스라엘이 당신에게 돌아가게 하리이다⁸ 하니
다윗이 이르되 좋다
내가 너와 언약을 맺거니와 내가 네게 한 가지 일을 요구하노니
나를 보러올 때에 우선 사울의 딸 미갈을 데리고 오라⁹ 그리하지 아니하면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 하고
다윗이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에게 전령들을 보내¹⁰ 이르되
내 처 미갈을 내게로 돌리라
그는 내가 전에 블레셋 사람의 포피 백 개로 나와 정혼한 자니라¹¹ 하니
이스보셋이 사람을 보내 그의 남편 라이스의 아들 발디엘에게서 그를 빼앗아 오매¹²
그의 남편이 그와 함께 오되 울며 바후림까지 따라왔더니¹³
아브넬이 그에게 돌아가라 하매¹⁴ 돌아가니라
아브넬이 이스라엘 장로들에게 말하여 이르되
너희가 여러 번 다윗을 너희의 임금으로 세우기를 구하였으니¹⁵
이제 그대로 하라
여호와께서 이미 다윗에 대하여 말씀하시기를
내가 내 종 다윗의 손으로 내 백성 이스라엘을 구원하여 블레셋 사람의 손과 모든 대적의 손에서 벗어나게 하리라 하셨음이니라¹⁷ 하고
아브넬이 또 베냐민 사람의 귀에 말하고¹⁸
아브넬이 이스라엘과 베냐민의 온 집이 선하게 여기는¹⁹ 모든 것을 다윗의 귀에 말하려고 헤브론으로 가니라
아브넬이 부하 이십 명과 더불어 헤브론에 이르러²⁰
다윗에게 나아가니
다윗이 아브넬과 그와 함께 한 사람을 위하여 잔치를 배설하였더라²¹
아브넬이 다윗에게 말하되
내가 일어나 가서 온 이스라엘 무리를
내 주 왕의²² 앞에 모아 더불어 언약을 맺게 하고²³ 마음에 원하시는 대로 모든 것을 다스리시게 하리이다²⁴ 하니
이에 다윗이 아브넬을 보내매
그가 평안히 가니라
<노트> 구약성서 사무엘하 3장 6-21절은 사울의 군장 기회주의자 아브넬이 다윗의 편에 서서 왕권을 넘기겠다고 말한다.
¹이스보셋의 질문에 대한 아브넬의 분노에 찬 답변이다.
내가 유다의 개 대강이뇨. ‘개 대강’이란 ‘개의 머리’(dog’s head)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NIV는 이를 ‘내가 유다 편에 선 개 대가리냐’(Am I a dog’s head an Judah’s side)로 번역하고 있다. 한편 유대인들은 개를 경멸의 대상으로 보았다(출 22:31, 삼상 17:43, 24:14, 왕하 8:13, 시 22:16, 20). 왜냐하면 그들은 의식법(儀式法)상 사체(死體)에 닿기만 해도 부정하다고 생각하였는데, 개는 썩은 고기나 시체를 먹는 동물로 여겼기 때문이다(왕상 4:11, 16:4, 21:23, 왕하 9:10). 따라서 ‘개의 대강’이란 ‘하찮은 사람’, ‘형편 없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결국 본 절은 ‘내가 유다 편에 선 반역자, 곧 형편없는 사람이냐’는 뜻임을 알 수 있다.
내가 오늘날 … 내어 주지 아니하였거늘²: 아브넬이 애초부터 이스보셋에게 반역할 의사가 없었다는 사실을 강하게 주장하는 내용이다. 결국 아브넬의 이같은 주장은 사울왕의 첩 리스바를 취한 일에 대한 변명이다. 즉, 자신이 왕위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 리스바를 취했던 것이 아니라 단순히 애정 때문에 취했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러한 일은 자기가 그동안 사울 가에게 보여 준 충성에 비하면 아무 문제도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허물을 내게 돌리는도다³: 양심이 마비된 자의 소리이다. 왜냐하면 이는 자신이 이스보셋 정권의 실질적 권력자로서 자신의 오떠한 행동도 정당하다는 패역한 생각을 드러내 주고 있기 때문이다.
⁴아브넬이 이스보셋 앞에서 그를 배반하고 다윗을 따르겠다고 하는 충격적인 선언이다. 즉 아브넬은 자신이 이스보셋에게 반역자로 간주될 바에야 차라리 전이스라엘을 다윗의 휘하에 들어가게 만들겠다고 호언(豪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아브넬의 돌변하는 태도를 볼 때, 우리는 그가 이스보셋을 옹립하여 정부를 수립한 것(2:8-10)은 사울 왕가에 대한 충성심이나 애국심에서가 아니라, 단지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만족시키기 위해 괴뢰 정부를 수립한 것에 불과했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아무튼 이제 이스보셋과 대립하게 된 아브넬은 다윗 휘하에 들어가 자신의 생명과 지위를 유지하려 꾀한다(Leon Wood, Smith). 그러나 그의 계획은 요압에 의해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27절). 이상과 같은 사건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번 두어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첫째는,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여호와시라는 점이다(잠 16:9). 둘째는, 대저 의인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악인의 길은 결국 패망이라는 점이다(시 1:6).
(여호와께서 다윗에게 맹세하신 대로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직접 맹세하신 것에 대한 성경적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아마 이는 하나님께서 사울 왕가의 패망과 관련하여 주신 말씀(삼상 15:28, 29)을 의미할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하나님의 약속은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었던 듯 하다. 왜냐하면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 (Abigail)과 같은 한 시골 여인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기(삼상 25:28)때문이다(Lange).)
단에서 브엘세바까지 … 세우리라⁵: 여기서 ‘단에서 브엘세바까지’란 말은 가나안 땅 전역(全域)을 가리키는 관용적 표현이다(24:2, 삿 20:1, 삼상 3:20, 대상 21:2, 대하 30:5). 따라서 이는 다윗의 왕권을 온 이스라엘 위에 확립하겠다는 말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하나님의 약속은 이스보셋 사후(死後), 다윗이 통일 이스라엘 왕국의 왕으로 등극함으로써 실제로 성취되었다(5:1-5).
이스보셋이 … 감히 한 말도 대답지 못하니라⁶: 당시 이스보셋이 명색만 왕이었을 뿐 아무런 권력도 지니지 못한 허수아비에 지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보여 주고 있는 구절이다. 만일 이스보셋에게 실제적 통수권(統帥權)이 있었다면 그는 자신에게 공식적으로 반역을 선포하고 나선 아브넬에게 대한 체포 명령을 그 즉시로 내렸을 것이다(Pulpit Commentary).
이 땅이 뉘 것이니이까⁷: 아브넬의 이 말에는 복선(伏線)이 깔린 이중적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즉 이말의 표면적 뜻은 ‘이 모든 이스라엘의 땅은 바로 다윗 당신의 것입니다’이다(Keil & Delitzsch, Matthew Henry). 그러나 그 이면에는 ‘하지만 실제로 이스라엘 땅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아브넬입니다’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Lange, Pulpit Commentary). 즉 아브넬은 이같은 말로써 다윗이 통일 왕국의 위업을 순조로이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내 손이 당신을 도와 … 돌아가게 하리이다⁸: 아마 아브넬은 이같은 제의를 통하여 다윗으로부터 적절한 보상과 신변의 안전을 보장받으려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분명 다윗의 왕권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과 주권을 이해치 못한 행동이다. 즉 아브넬은 능히 자신이 이스라엘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고 착각한 것이다.
사울의 딸 미갈을 데리고 오라⁹: 이는 다윗이 아브넬과 화친을 맺는 조건으로 건네는 요구이다. 그런데 이처럼 다윗이 미갈을 자기에게 데려오라고 했던 이유에 대하여 혹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을 펴기도 한다. 즉 다윗이 정략적인 차원에서 다시 사울 왕의 딸과 결혼함으로써 온 이스라엘 백성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였다는 견해이다(Keil, Hertzberg, Smith). 물론 우리는 그같은 측면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거기에는 보다 더 큰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곧 다윗이 아직도 미갈을 사랑하여 잊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Wycliffe). 왜냐하면 첫째, 미갈은 다윗이 블레셋 사람들의 양피 백을 베고 정혼한 여인이며(14절), 둘째, 그녀는 사울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여인이었으며(삼상 18:20, 19:11), 셋째, 그녀 자신이 다윗을 사랑했음에도(삼상 18:27, 19:11, 12)불구하고 정치적인 이유로 지금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삼상 25:44). 아무튼 다윗이 다시 미갈을 되찾게 된다면 그것은 곧 사울에 의해 부당하게 박탈된 자신의 공적 권리와 신분을 회복하게 된다는 의의를 지닌다(Lange, Pulpit Commentary).
이스보셋에게 사자들을 보내어¹⁰: 다윗이 사울 왕가를 대표하고 있는 이스보셋에게 정식으로 사절단을 파송한 것을 가리킨다. 즉 다윗은 아브넬과 이미 밀약(密約)을 맺은 상태이지만, 어디까지나 정식 외교 절차를 밟아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려 한 것이다.
블레셋 사람의 양피 일백으로 정혼한 자니라¹¹: 일전에 사울은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 의해 다윗을 죽게할 목적으로 블레셋 사람의 양피(陽皮)일백을 폐백(幣帛)대신 원한 적이 있었다(삼상 18:25). 그런데 오히려 다윗은 쉽게 블레셋인들을 치고 그 양피를 갖다 바친 후 사울의 딸 미갈을 아내로 취하였으니(삼상 18:27), 바로 그 사건을 뜻한다.
이스보셋이 보내어 … 취하매¹²: 이는 이스보셋이 자의로 행한 행위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지금 자기의 위(位)를 위태롭게 하고 있는 적수인 다윗의 요구를 자기 스스로 들어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보셋이 이와 같이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아브넬의 협박 때문이었다. 즉 다윗이 아브넬과 언약을 맺는 조건으로 미갈을 데려오라는 요구를 하였는 바(13절), 이에 아브넬이 이스보셋에게 공공연히 압력을 가하였음이 분명하다.
(발디엘: 삼상 25:44에는 ‘발디’(Phalti)로 나와 있다. ‘발디’의 뜻은 ‘여호와가 구원하시다’또는 ‘여호와는 구원이시다’이다. 그런데 여기서 ‘엘이 구원하시다’란 뜻인 ‘발디엘’(Phaltiel)로 불리우고 있음은 다음과 같은 까닭에서일 것이다. 즉 ‘발디’는 ‘발디아’(Phaltiel)의 축약형이며, ‘야훼’(YHWH)에 해당하는 ‘아’가 또다른 신명(神名)인 ‘엘’(El)에 해당하는 ‘엘’로 바뀌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Pulpit Commentary).)
그 남편이 … 울며 … 따라 왔더니¹³: 다윗이 자신의 아내 미갈을 발디엘에게 빼앗긴 것은 그 때로부터 적어도 10여년 전의 일로 추정된다(삼상 25:44). 따라서 그동안 발디엘은 미갈에게 깊은 정(情)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미갈이 다윗에게로 되돌아가게 된 것에 대하여 발디엘은 간장이 끊어지는 듯한 격한 슬픔에 겨워 울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자신이 뿌린 씨앗을 스스로 거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다윗 역시 자신의 아내 미갈을 빼앗겼을 때 발디엘과 똑 같은 고통을 당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당시 발디엘은 미갈이 다윗의 아내 였음을 알고 있었을 터이니, 처음부터 미갈을 취하지 않았어야 옳았다(Matthew Henry’s Commentary, Vol. II, p. 460).
(바후림: 베냐민 지파의 한 성읍으로 예루살렘 동북방 근교에 위치하였다. 훗날 다윗을 저주한 시므이의 고향이자(16:5), 다윗의 첩자인 요나단과 아히마아스가 압살롬을 피해 그곳 우물에 숨었던 곳이기도 하다(17:17-20).)
아브넬이 저에게 돌아가라 하매¹⁴: 아마 아브넬은 다윗의 심경(心境)을 고려하여 발디엘이 베냐민 지경(地境)을 넘어 유다 지파의 땅에 들어서는 것을 허용치 않았을 것이다.
너희가 … 다윗으로 너희 임금 삼기를 구하였으니¹⁵: 본 절은 아브넬이 이스보셋과 다툰 후(7-11절) 아브넬과 장로들 사이에 접촉이 있었음을 보여 준다. 그때에 분명히 아브넬은 다윗을 흠모하는 장로들의 마음을 읽었던 것이다(Hertzberg). 아마도 그들은 기브온 전투에서의 패배 이래(2:12-32) 이스보셋 정권(政權)에 대하여 회의를 품고 다윗에게로 마음이 기울어졌을 것이다. 아무튼 이와 같은 사실은 당시 이스보셋이 아브넬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얼마나 환영받지 못했던 무능한 인물이었는가를 보여 준다.
(여러 번: 이에 해당하는 ‘테몰 쉴솜’을 직역하면, ‘어제도 그저께도’란 뜻이다(Keil & Delitzsch). 이 말은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윗을 흠모하는 마음이 얼마나 깊었는가를 잘 보여 준다. 따라서 다윗이 이제라도 온 이스라엘 왕위에 오르는 것은 억지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이처럼 하나님의 나라는 인간의 억지나 무력으로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다(마 13:31, 32).)
내가 내 종 다윗의 손으로 … 벗어나게 하리라 하였음이니라¹⁷: 이같은 아브넬의 진술 내용 역시 성경에서 그 전거(典據)를 찾아볼 수 없다. 아마 이는 그당시 온 이스라엘에 퍼져 있던 예언적 전승이었을 것이다(Lange, Pulpit Commentary). 그런데 만일 아브넬이 이 전승을 믿고 있었다면, 지금까지 이스보셋을 보필하여 온 그의 행동은 하나님의 뜻을 정면 거부한 것이 된다. 따라서 그의 말은 지나친 모순을 지니고 있다. 즉 아브넬은 자신의 명예와 이권에 집착하여 기회주의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은 것이다.
베냐민 사람의 귀에 말하고¹⁸: 베냐민 지파는 왕가(王家)로부터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는(삼상 22:7)사울 왕가의 옹위(擁衛)를 반대하고 이스보셋을 지켜줄 마지막 보루였다. 그러므로 아브넬은 특별히 그들을 설득하는 데 신경을 썼던 것이다(Keil & Delitzsch, Wycliffe).
베냐민의 온 집이 선히 여기는¹⁹: 이상과 같은 지위에도 불구하고 베냐민 사람들이 아브넬의 말을 선히 여겼다는 것은 이스보셋과 사울 왕가의 완전한 몰락을 시사해 주는 사건이기에 충분하다.
아브넬이 … 헤브론에 이르러²⁰: 아브넬은 이미 밀사(密使)를 보내 다윗을 돕겠다는 의사를 타진한 적이 있었다(12절). 그리고 이스보셋에게 압력을 가하여 다윗의 요구대로 미갈을 돌려보내기까지 하였다(13-16절). 그리하여 다윗으로부터 어느 정도 신뢰와 호의를 얻은 그는, 이제 확실한 신변의 안전과 지위를 보장받기 위하여 친히 다윗을 찾아가 최후 협상을 벌이려 하고 있는 것이다.
다윗이 … 잔치를 배설하였더라²¹: 한 나라의 실권자를 위해 잔치를 베푼 것은 단순히 즐긴다는 의미 보다는 쌍방간의 언약을 확증한다는 의미(창 26:28-31, 31:53-55)를 가진다(Lange). 따라서 다윗이 아브넬을 위해 잔치를 배설한 것은 (1) 아브넬이 제시한 언약이 기만책(欺瞞策)이 아니었음을 그가 믿었고, (2) 이와 같은 움직임을 그가 자기와의 언약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섭리로 이해했다는 증거가 된다.
내 주 왕²²: 아브엘이 처음으로 다윗을 주(lord)라고 부르는 장면이다. 즉 지금껏 이스보셋을 자신의 주인으로 섬겼던 그(2:8-10)가 이제는 다윗을 새 주인으로 섬기겠다는 공식 표명을 한 것이다(Lange).
온 이스라엘 무리를 … 더불어 언약하게 하고²³: 이 말은 공식적으로 다윗을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왕으로 추대하겠다는 언질이다(Keil & Delitzsch, Lange, Matthew Henry, Pulpit Commentary). 즉 성경에 보면, 왕이 공식적으로 왕위에 오를 때 백성들과 언약을 맺었으며 백성들은 왕을 순전히 따를 것을 서약했던 것이다(5:1-3, 삼상 11:15).
마음의 원하시는대로 … 다스리게 하리이다²⁴: 여기서도 우리는 아브넬의 교만과 인본주의적(人本主義的)사고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왜냐하면 첫째, 그는 자신이 능히 다윗에게 온 이스라엘의 왕권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양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하시는 자를 왕위에 올리기도 하시고 폐하기도 하시는 이는 어디까지나 전우주의 통치자 되시는 하나님 뿐이시다(사 45:9). 둘째, 그는 다윗이 장차 온 이스라엘의 왕이 되면 다윗의 뜻대로 나라를 통치할줄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정(神政)왕국의 왕인 다윗은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님의 뜻대로 나라를 다스려야 할 뿐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하였다.
202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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