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늪
장지원
12월의 늪은 그 형태조차 그리기 힘들어
삶에서 가장 난감한 시각
기대도 바람도 접고
있는 그대로
가시 없이 지나가면 좋으련만 ……
한 곳에선, 때 이른 걱정을 해야 하는 모양새
주어진 시간과의 괴리乖離
동분서주하는 날들 사이 좀 벌레처럼 파고들어 박넝쿨을 시들게 한다
또 한쪽에선, 해묵은 비리한 치적 때문에, 머리 싸매고 결사 항전
현재의 시간과의 모순矛盾
죽을 정도의 희생을 강요하는 그림을 보는 것조차 염증을 느낀다
늪의 행태가 그리는 쌍곡선
석 자 코가 빠졌나, 민생民生의 늪은 눈에 차지도 않아
선자후민先自後民이란 야심찬 밑그림, 12월의 늪이 더 힘든 이유 아닐까?
202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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