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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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12월의 늪/시 장지원

노파 2023. 12. 7. 04:41

 

12월의 늪

장지원

 

 

12월의 늪은 그 형태조차 그리기 힘들어

삶에서 가장 난감한 시각

기대도 바람도 접고

있는 그대로

가시 없이 지나가면 좋으련만 ……

 

한 곳에선, 때 이른 걱정을 해야 하는 모양새

주어진 시간과의 괴리乖離

동분서주하는 날들 사이 좀 벌레처럼 파고들어 박넝쿨을 시들게 한다

 

또 한쪽에선, 해묵은 비리한 치적 때문에, 머리 싸매고 결사 항전

현재의 시간과의 모순矛盾

죽을 정도의 희생을 강요하는 그림을 보는 것조차 염증을 느낀다

 

늪의 행태가 그리는 쌍곡선

석 자 코가 빠졌나, 민생民生의 늪은 눈에 차지도 않아

선자후민先自後民이란 야심찬 밑그림, 12월의 늪이 더 힘든 이유 아닐까?

 

2023.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