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빛바랜 사진 한 장/시 장지원

노파 2023. 8. 1. 04:40

 

빛바랜 사진 한 장

장지원

 

 

빛바랜 사진 한 장 꺼내 놓고

철없던 시절

팍팍했던 삶

무심했던 세월

말은 없어도

씹을수록 살아나는 그때 그 맛

동심을 깨우면

어깨동무하고

해 떨어지도록 뛰놀던 악동들

그 시절은 세월 속에 묻혀 사라진 지 오래

흐릿하게 화석처럼 누워 있을 고향 산천

동무들 하나, 둘 먼 길 떠나고

지난 세월 되짚어 봐도

그리움도 애틋함도 없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스러지는 추억들

남은 것이라고는 누렇게 바랜 사진뿐인걸

 

202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