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수종사에서의 시간 여행/시 장지원

노파 2023. 8. 2. 04:40

 

수종사에서의 시간 여행

장지원

 

 

태곳적 시간을 꺼내

가파른 산길

팔 부 능선

그 예스러운 품에서 차 한잔을 할 수 있다는 게

시간 여행의 기품 있는 맛이겠지

 

운길산 수종사는

눈 속에 묻히면 산새들의 고요한 둥지

붉은 일출은 그 품의 따뜻한 기운

한강에 꽃피는 윤슬을 보며 행복이 무엇인지를 가리켜

도시의 지친 마음들이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임이 좋다

 

시간을 되돌리자니

멀리 온 것 같아

그 다실의 빈자리

수종사의 깊음이 예스럽게도 쌓이는 시간

저녁 예불을 알리는 범종 소리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는 하루해

한강에 은빛 윤슬을 뿌리다 싸늘히 식어가는 찻잔

 

2023.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