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종사에서의 시간 여행
장지원
태곳적 시간을 꺼내
가파른 산길
팔 부 능선
그 예스러운 품에서 차 한잔을 할 수 있다는 게
시간 여행의 기품 있는 맛이겠지
운길산 수종사는
눈 속에 묻히면 산새들의 고요한 둥지
붉은 일출은 그 품의 따뜻한 기운
한강에 꽃피는 윤슬을 보며 행복이 무엇인지를 가리켜
도시의 지친 마음들이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임이 좋다
시간을 되돌리자니
멀리 온 것 같아
그 다실의 빈자리
수종사의 깊음이 예스럽게도 쌓이는 시간
저녁 예불을 알리는 범종 소리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는 하루해
한강에 은빛 윤슬을 뿌리다 싸늘히 식어가는 찻잔
202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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