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에서 생기는 일
장지원
폭염은 도시의 숨통을 턱턱 막는다.
몇 날을 뻗혀 보지만 사람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닿는다.
더위를 피해, 하나 둘 도시를 떠나는 사람들
차량의 긴 행렬
몸살을 하는 고속도로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피서객들
계곡과 바다는 원색의 물결
사람들이 빚어내는 뒷이야기들로 한 바탕 몸서리를 쳐야 하는 여름
무던히도 푸른 수목에 비췻빛 하늘이 있어 아직은 살만한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붐비는 휴양지를 가보자
아이나 어른이나 집만 떠나면 자유인이라 생각한다.
이 녀석은 움직이는 생물과 같아
잘 다듬어 사용하면 이로운데
방종하면 뒷모습부터 망가져 수많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새치기
불법주차
생각 없이 버리는 쓰레기
오물의 불법투기
반려동물까지 유기하는 현장
휴가지에서의 방만한 자유가 빚어내는 산물들을 일일이 다 나열할 수 없지만
자유란 자신만큼이나 소중하고 값지고 고상한 사상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자연이 몸살을 시작하면 인간은 눈 번히 뜨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재앙
인간의 테러는 자연의 생체기와 같은 것
더 이상 지구에서 살 수 없다는 경고이다
자연의 시간을 간과하지 마라
사람이 지칠 지경이면 자연은 무언의 발악이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이 멈추면 희대의 종말이다
휴가, 자유, 이 둘의 조화로운 재충전이 있었으면 좋겠다.
202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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