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휴가지에서 생기는 일/시 장지원

노파 2022. 9. 22. 04:40

 

휴가지에서 생기는 일

장지원

 

 

폭염은 도시의 숨통을 턱턱 막는다.

몇 날을 뻗혀 보지만 사람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닿는다.

더위를 피해, 하나 둘 도시를 떠나는 사람들

차량의 긴 행렬

몸살을 하는 고속도로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피서객들

계곡과 바다는 원색의 물결

사람들이 빚어내는 뒷이야기들로 한 바탕 몸서리를 쳐야 하는 여름

무던히도 푸른 수목에 비췻빛 하늘이 있어 아직은 살만한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붐비는 휴양지를 가보자

아이나 어른이나 집만 떠나면 자유인이라 생각한다.

이 녀석은 움직이는 생물과 같아

잘 다듬어 사용하면 이로운데

방종하면 뒷모습부터 망가져 수많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새치기

불법주차

생각 없이 버리는 쓰레기

오물의 불법투기

반려동물까지 유기하는 현장

휴가지에서의 방만한 자유가 빚어내는 산물들을 일일이 다 나열할 수 없지만

자유란 자신만큼이나 소중하고 값지고 고상한 사상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자연이 몸살을 시작하면 인간은 눈 번히 뜨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재앙

인간의 테러는 자연의 생체기와 같은 것

더 이상 지구에서 살 수 없다는 경고이다

 

자연의 시간을 간과하지 마라

사람이 지칠 지경이면 자연은 무언의 발악이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이 멈추면 희대의 종말이다

휴가, 자유, 이 둘의 조화로운 재충전이 있었으면 좋겠다.

 

2022.8.2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을성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0) 2022.09.24
삶의 이유/시 장지원  (2) 2022.09.23
대추 방울토마토/시 장지원  (2) 2022.09.21
글을 쓰다-독백체/시 장지원  (0) 2022.09.20
그릇이야기/시 장지원  (0) 2022.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