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은 흘러야 산다
老波
얼마나 고단했으면 거적 덮고 누웠느냐
세월이 널 보고 뭐라 책망 하더냐.
가슴에 꽂힌 가시 때문에 홍역을 앓았더냐.
바람소리 싫어 입까지 한 봉 하고 시련이 크겠구나.
계절을 붙잡고
푸른 봄 늘어지는 한강변(漢江邊)에 배 띄워
우수, 좌수 불러 뱃놀이 하자 하면, 막걸리는 누가 살꼬.
말없이 천년을 흐르는 강, 여의나루 지날 때
나도 한 잔, 너도 한 잔 부어주면 어디가 덧날까
세월에 갇힌 널 보며
만세에 부끄럽지 않아야 할 임들아
막힌 숨통 틔워, 멀리 보고 흘러가게 하렴
2012.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