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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낙타의 시간-모란의 날/시 장지원

노파 2019. 12. 14. 07:05



낙타의 시간

-모란의 날

장지원

 

 

낙타의 무릎아래

발갛게 배어나는 시간들

낮밤이 교대를 서는 광야

이름까지 묻어

차디찬 모래톱 이고 세월을 삭이는 사이

 

제 살기에 바쁜 사람들

삶을 터득이나 한 듯

바람 불면 흔들려주고

서리 오면 잎마저 떨궈주고

소낙비 내리면 피할 줄 알아 미련하게 살지 않는 삶

자연에서 담아내는 지혜라 밉지 않다

 

이 시절 그냥 흘러가는 것 같지만

세월을 거스르는 시간도 지칠만하다

 

태곳적 묵이 흐르는 늦은 밤 가람의 등빛

빨간 첨탑으로 이어지는 침묵의 기도

시간은 공간의 이동으로 가는 길

모란의 날에 자비가 있으리

 

2019.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