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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철새들의 비애-늦가을 시선이 가는 저 먼 길/시 장지원

노파 2019. 12. 3. 05:04

철새들의 비애

-늦가을 시선이 가는 저 먼 길

장지원

 

 

뒤틀린 자연의 틀

철새들의 영역을 보면

징검다리 건너듯 고단한 삶이 된지 오래

이동하다가 지쳐 쓰러지고

지독한 먹이사슬에 걸려 좌절하고

어쩌다 떨어져 텃새 행세하기조차 힘들었던 시간들

신은 다 안다

 

철을 넘나들며 다니던 게 언제 이었던가

알 수 없는 길을 가면서

나근나근한 유혹도 뿌리칠 수 없는 길

순례자의 날개로 철새처럼 산다는 게 힘들었나보다

 

철 잃은 시련

철새도 아닌 게

텃새도 아닌 게

늦가을 시선이 가는 저 먼 길을 가다

 

2019.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