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밥상머리 화두
장지원
추석 밥상머리
화두는
‘정의롭지 못하다’이다
살아있는 삶을 짓밟아 정의롭지 못했다
울림이 있는데도 주저주저함이 정의롭지 못했다
지성의 불을 집히지 못함도 정의롭지 못했다
파란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다가서지 못함도 정의롭지 못했다
시대를 지탄하는 결기
시대를 초연히 갈아 태우는 강단
시대를 떠받치는 귀틀이 되어주는 우직함이 절실한 때
괴물의 목에 방울을 누가 다나
공허한 일상에서
만시지탄의 소리가 아니길……
<노트>
정의正義: 사회나 공동체를 위한 옳고 바른 도리.
울림: 일정한 공간 속에서 음이 발생할 때 나타나는 음파의 중첩 현상을 이르는 말.
지성知性: 사물을 개념에 의하여 사고하거나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판정하는 오성적 능력이나 그러한 정신의 기능.
결기: 바르고 결단성 있게 행동하는 성미.
강단剛斷: 무엇을 결단력 있게 결정짓거나 처리하는 힘.
귀틀: 마루를 놓을 때, 굵은 나무를 가로세로 짜 놓는 틀.
공허空虛: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다
만시지탄晩時之歎: 어떤 일에 알맞은 때가 지났음을 안타까워하는 탄식.
2019.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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