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봄비/시 장지원

노파 2026. 3. 23. 00:03

 

봄비

장지원

 

 

해묵은 꿈 봄비에 씻어내리는 날

사색으로 찻잔을 비울 때

머리에서, 발끝까지 까치발 세운다

찻잔은 마중물이 되어

봄비로 가득 채우려는 듯

연초록빛으로 대지에 수채화 물감을 마구 뿌려대겠지

오랜만에 시간여행

남겨둔 삶의 여백을 채우기도 바쁜 봄비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해묵은 꿈

빗물에 젖고

눈시울 젖고

기다리던 봄비에 젖는 가슴

이 비 뒤에

푸르게 푸르게 피어나듯이

우리 삶도 철나겠지.

 

2026.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