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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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잔잔히 일어나는 파문/시 장지원

노파 2025. 2. 7. 00:03

 

잔잔히 일어나는 파문

장지원

 

 

격동을 잉태하는 세월

바다가 우는 소리에

금쪽같은 삶의 균열

공고하던 일상이 거리로 내몰리던 날

막차를 기다리다 지친 빈 정류장

차가운 눈물이 젖어 드는 굽은 골목길

저 멀리서 아련히 들리는

지경을 넘나들며 엉키는 소리

해산의 고통보다 더한 진통

감당이 안 돼 우왕좌왕하는 이들

마술하듯 오르내리는 푸르고 붉은 등고선

시선이 멈추는 곳에서 몰려오는 전율

무시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게

부단히 일어났다 슬어지는 민의의 지표

잔잔히 일어나는 파문

 

2025.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