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모기 만드신 이유?>


5월이 돼 기온이 올라가면 우리를 귀찮게 하는 모기가 활동을 시작합니다. 모기의 존재는 우리 신자들에게도 의문을 던집니다. ‘하나님은 왜 모기를 만드셨을까’하는 의문이지요. 심지어 선하신 하나님이 정말 모기를 만드신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매년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약 60만명이 모기에 물려 말라리아에 감염돼 목숨을 잃습니다. 무엇보다도 5세 이하 어린이들의 피해가 가장 심각합니다.
그런데 모기가 하나님이 만드신 생명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하나님 외에 어떤 존재도 생명을 창조할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선입견을 내려놓고 모기를 자세히 바라보면 모기는 오히려 21세기 현대 사회의 미의 기준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곤충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느 곤충이 호리호리한 몸매와 긴 다리, 그리고 우아한 자세로 앉아 있는 모기와 비교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외모로 창조된 모기가 왜 가장 악명 높은 곤충 가운데 하나가 됐을까요. 모기는 기다란 주둥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이 주둥이가 주사기처럼 생겨서 피를 빨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약 3500종에 이르는 대부분의 모기는 긴 주둥이로 식물의 즙과 꽃꿀을 빨아먹고 살아갑니다. 다시 말해 모기의 주식은 식물인 셈입니다. 그런데 일부 모기 종의 암컷은 산란기가 되면 동물이나 인간의 피를 빨아먹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빨간집모기와 흰줄숲모기가 바로 그런 종류입니다. 암컷 모기들은 한두 달 정도의 짧은 생애 동안 한 번에 100~200개, 그리고 평생 약 1000개 정도의 알을 낳습니다. 암컷들은 몸속의 알이 자라는 데 필요한 단백질과 영양분을 인간과 동물의 피를 통해 얻습니다. 그러니까 피는 암컷 모기 자신의 먹이가 아닌 새끼를 위한 영양 공급원입니다.

그렇다면 모기는 일생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까요. 모기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식물의 꽃가루받이, 곧 수분을 돕는 일입니다. 우리는 흔히 벌이나 나비가 꽃가루받이를 담당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벌과 나비는 주로 크고 화려한 꽃들을 담당합니다. 반면 작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꽃들, 그리고 극지방처럼 춥고 척박한 지역에 사는 식물들은 모기와 파리의 몫입니다. 모기는 작은 꽃에 긴 주둥이를 넣어 꽃가루를 암술에 옮기고 그 식물들이 씨를 맺도록 돕습니다.
만약 모기가 없었다면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수많은 식물이 지금처럼 번성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모기에게 이 일을 맡기신 것입니다. 생태계에서 약자를 돕거나 궂은일을 하는 존재들은 대개 눈에 잘 띄지 않고 무시당하기까지 하는데 그런 모습은 어쩌면 인간 세상과도 비슷해 보입니다. 또한 모기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먹잇감이 되기도 합니다. 모기를 맛있게 먹는 생명체들이 많습니다.
모기의 애벌레인 장구벌레 역시 대부분 살아남지 못하고 물고기를 비롯한 여러 수생동물의 좋은 먹이가 됩니다. 장구벌레는 물속의 유기물을 분해해 먹으며 살아가기 때문에 더러운 물을 정화하는 역할도 하지요. 이렇게 모기는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하면서 동시에 다른 생명체들을 위한 먹잇감으로 자신을 내어주며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모기가 오늘날처럼 악명을 얻게 된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암컷 모기는 처음 창조됐을 때부터 새끼를 위해 피를 빨아야만 했을까요. 물론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렇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커 보입니다. 처음에는 식물의 즙과 꽃꿀만으로도 충분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인간의 타락 이후 땅이 저주를 받고 서로 먹고 먹히는 치열한 생존경쟁이 시작되면서 모기 역시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새끼를 낳아야 했을 것이고 그러기 위해 더 많은 영양분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추론과 상상이지만 어쩌면 모기 또한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기 위해 동물과 인간의 피를 이용하게 됐는지도 모릅니다. 모기의 정체 또한 예수님이 다시 오시면 알게 되겠지요. 그때 모기가 지금의 악명을 벗고 본래 하나님이 지으신 우아한 자태를 회복한 채 우리와 친하게 지내는 곤충이 될지 알 수 있겠지요. 어쨌든 당장은 올 한 해 모기와의 긴 싸움을 잘 견뎌내기를 바랍니다.
성영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만약 모기가 한순간에 사라진다면>

모기는 가장 많은 인간 희생자를 내는 동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말라리아와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등을 옮기는 모기 때문에 매년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는다. 때문에 과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세상에서 모기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이 진지하게 논의돼 왔다.
흥미로운 점은, 일부 학자들은 생각보다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보고, 어떤 학자들은 생태계 충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경고한다는 사실이다. 모기는 인간에게 악명 높은 해충이지만, 자연계에서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기 절멸 가능성을 다룬 연구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2013년 발표된 조사 보고서 ‘형질전환 및 무균 곤충 기술을 통한 이집트숲모기 방제 모델링: 풍토병 및 신종 발병(Modelling Aedes aegypti mosquito control via transgenic and sterile insect techniques: Endemics and emerging outbreaks)’은 유전자 조작 및 불임충 방사법(SIT)을 이용할 경우 특정 모기 개체군을 사실상 제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중국 연구팀은 2019년 학술지 네이처에 ‘양립 불가능한 불임충 기술을 통한 모기 박멸(Incompatible and sterile insect techniques combined eliminate mosquitoes)’ 보고서를 내고 박테리아 볼바키아 및 불임충 기술을 결합한 모기 구제법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이 방법으로 일명 아디다스 모기, 흰줄숲모기를 거의 박멸 수준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 연구는 세상의 모기를 정말 없앨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키운 대표 사례다.
모기가 사라진 실제 사례도 보고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은 2018년 ‘팔미라 환초에서 쥐 박멸 후 흰줄숲모기 지역 구제(Local extinction of the Asian tiger mosquito (Aedes albopictus) following rat eradication on Palmyra Atoll)’ 보고서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태평양 팔미라 환초에서 쥐가 사라지자 주요 흡혈 대상을 잃은 모기가 개체군 유지에 애를 먹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을 이용한 모기 박멸 모델도 등장했다. 유전자 드라이브는 특정 형질을 거의 100% 후대에 전달하도록 만들어 개체군 자체를 없애버리는 기술이다. 아프리카 지역의 말라리아 통제를 목표로 설립된 국제 단체 타깃 말라리아(Target Malaria) 연구팀은 암컷 모기의 번식을 막는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을 개발 중이다. 연구팀은 발달하는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로 조만간 말라리아 매개 모기를 지구상에서 지우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2025년에는 비 바이러스 매개 개체를 양산해 자연에 뿌리기 위한 모기 공장이 브라질에 들어섰다.

기술의 발달로 모기가 사라지게 된다면 인간은 정말 행복해질까. 일단 단기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말라리아와 뎅기열, 황열병 같은 모기 매개 질병이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 열대 지역에서는 공중보건 혁명 수준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생태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모기 유충은 물속에서 살아가며 물고기, 양서류, 수서곤충의 먹이가 된다. 성충 역시 박쥐와 새, 거미 등이 주로 사냥한다. 게다가 모기는 벌, 등에와 마찬가지로 식물의 꽃가루를 옮긴다. 따라서 모든 모기가 갑자기 사라질 경우 먹이사슬 일부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현재 알려진 모기 종류는 약 3500종 이상인데, 실제로 인간의 피를 빨고 질병을 전파하는 종은 극히 일부다. 따라서 특정 질병 매개종만 제거할 경우 생태계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결국 학자들은 모기 전체가 아닌, 인간에게 치명적인 특정 종을 어디까지 통제할 것인가 주목한다. 오늘날 과학은 이미 일부 모기 종의 절멸에 근접한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생태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느 한 종을 없앴을 때 예상하지 못한 연쇄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모기는 인간에게 가장 미움받는 곤충이지만, 자연에서는 수억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생물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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