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내 갈 길 다 가도록/시 장지원

노파 2024. 7. 11. 04:10

 

내 갈 길 다 가도록

장지원

 

 

내가 가는 길은

하룻길

어느 날은 하루해마저 길더라

때론 작은 행운에도 하루해 어찌나 짧은지

하루 하루해 걸어서 일곱째 날 안식일

한주 한주 걷다 보면 한 달

한 달 한 달을 걸어 일 년이 되면 나이 한 살 더 먹어

그 하루해 산 넘어가면 등고선을 타고 내려오는 땅거미

이제, 그만 쉬라고

어깨에 걸쳐주는 검은 세마포

내 가던 길 여기서 마무리하고 쉬어야 하는 시간

나에게 내일이 있다면

새벽 여명을 타고 주님 오셔

내 몸에 맞는 옷 걸쳐주시리라

오늘같이

내 갈 길 다 가도록 주님과 동행하리

 

2024.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