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산촌의 하루해 짧지 않겠지/시 장지원
노파
2024. 1. 24. 04:38
산촌의 하루해 짧지 않겠지
장지원
까만 밤이
눈 덮인 산비탈 돌아서면
하나둘 잠 깨는 산촌
밤새 내린 눈 털어 내는
산새들의 은어
본능에 이끌려
길 없는 길을 서두른다
어제도 이 길에서
간신히 주린 배 채웠는데
밤새 눈까지 내려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할 것 같다는, 그런 생각
가슴에서 작은 소리가 메아리친다
새들이 자주 들르는 주목 나무 밑에
마른 옥수수 한 자루 비벼 놓아두면
산촌의 하루해 짧지 않겠지
2023.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