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나그네/시 장지원
노파
2023. 6. 5. 04:40
나그네
장지원
나그네에게 차가운 이슬이란?
하루를 멈춰야 하는 때
윤회의 모래시계를 뒤집지 않아도
미련 같은 거 없이
어둠 속으로 내려가는 저 붉은 태양
너의 어깨에도 차가운 이슬이 내리겠지
광야의 밤이 뜨겁던 열기를 식힐 때
선인장의 가시에 맺히는 차가운 이슬
자연의 섭리라는 거
끝없이 펼쳐지는 윤회 같기도 하지만
나그네의 하루에 미완성의 그림
자신의 캔버스 앞에서
연장을 걸지 않는 나그네
모두가 순순히 내려가는 길에 차가운 이슬
서러움을 달래다 같이 사라질 수 있는 길
미련을 두지 않는 나그네
2023.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