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산촌의 겨울 이야기/시 장지원

노파 2023. 2. 15. 04:41

 

산촌의 겨울 이야기

장지원

 

 

때 되면

해마다 찾아오는 불청객

이름도

모양새도

행동조차 너무 생뚱맞아 삭풍이란다

 

소한小寒은

계곡마다 한寒 봉封하고

산비탈 돌아가는 길조차 눈에 막혀

시련에 빠진 산촌

대한大寒이 지나야 얼어붙은 일상이 풀릴 텐데

 

숨구멍을 찾아 헤매는 수달 한 마리

길을 잃었는지

조금 떨어진 곳에 어도魚道가 있다는걸

수달도 알고 있겠지

 

우리네 삶도 길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잔설이 빠질 때 추위도 물러나겠지

 

202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