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지금 아니던가?/시 장지원
노파
2022. 8. 6. 04:41
지금 아니던가?
장지원
길을 잘 못 들었나.
옷이 몸에 맞지 않나
첫 단추 잘 못 끼워 모양새 구겼나
생뚱맞은 바람에 수많은 둥지 흔들릴 때
멈춰 설 수 없는 게 지금 아니던가?
넘어지고 자빠지며 크고 철나는 게 인생 아니던가.
갈 길이 험하다고 돌아갈 수 없는 게 지금 아니던가?
땅 심을 생각했으면 깊이 갈아엎으면 될 것이고
천심을 따르자면 혜안이 있어야 할 텐데
길을 열어가는 것도 네가 할 일
길을 열어주는 것도 네가 할 일
한 걸음에 못 가면 마필을 바꾸어 가면 되고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다 그렇게 살다 때 되면 가는 길
지지리도 없는 복…… 이만하면 고맙지
세월 탓하지 마라. 지금 시간이 아깝다
2022.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