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잡초들의 축복/시 장지원
노파
2022. 7. 27. 04:40
잡초들의 축복
장지원
이름이 있는데도 잡초라 한다.
산책길에서 잡초들의 축복을 발견하다
길가에 널브러져
사람들은 눈길 한 번 안 주지만
그들의 삶은 진실의 안목을 밝히는 잡초
밤이면 풀잎에 맺히는 차가운 이슬
낮엔 태양에 맞서 이 한 몸으로 자연의 방패가 되는 잡초
그 이름은 격에 안 맞는 이름 같아 민망타
풀 한 포기 없는 사막
하갈의 기도가 애끓는다.
아들 이스마엘의 입에 한 방울의 물이 절실할 때
이때, 잡초 같은 삶도 신이 살핀다고 말 한다
사막엔 이슬이 맺히지 않는다. 뒤집어 생각하면 잡초는 축복의 통로
이마저도 없으면 저주스러운 사막이다
어쩌면 우리가 한 방울의 이슬을 구하고 있지는 않는지
당당하게 명분 있는 삶, 신의 축복도 때론 잡초의 이해를 구할 때 있다
202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