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그리움/시 장지원

노파 2025. 4. 4. 00:03

 

그리움

장지원

 

 

그리움이 가슴에서 맴돌 때

겨울 삭풍도 민망해 비켜 가고

그리움이 마음에 차곡차곡 쌓일 때

빨갛게 멍드는 날이 더 싫다

 

미로처럼 이어지는 긴 겨울

문풍지 떨리는 소리에 잠 못 이루는 밤

눈 속에 묻어둘 수 없어

바람결에 날리는 구름이 된다

 

밤이 알까

낮이 알까

하세월에 지친 마음

바람 부는 날 햇살에 널어 마리면 나을까

 

앞산에 부엉이 울면

뒷산에 소쩍새 울어

눈 속에 빠지는 긴긴밤

그리움만이 하얗게 덕지덕지 뿌리내린다.

 

2025.3.20